AI 서비스를 만들어 팔고 있다면 지금 확인해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고영향 인공지능에 해당하는지예요.

해당하면 의무가 여럿 붙고, 그 의무는 이미 발효돼 있습니다. 지금 과태료를 안 맞고 있는 건 면제라서가 아니라 유예 중이라서고요.

규제가 걸리는 경계 개념 컷 규제가 걸리는 경계 개념 컷 — 출처: 개념 컷 · agy 자가 생성

주: 이 글은 법령과 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이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판단은 조문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언제부터 무엇이 걸렸나

AI기본법 시행 일정 AI기본법 시행 일정 — 출처: 과기정통부 발표 및 법령 공포 일정 기반 자가 렌더

날짜를 먼저 갈라야 합니다. 두 개가 섞여 돌고 있거든요.

인공지능기본법 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전면시행됐습니다. 투명성·안전성·고영향·영향평가·국내대리인, 이 다섯 묶음이 그때 발효됐어요. 워터마크 표시, 고영향 위험관리, 근거 문서 5년 보관 같은 것들이 여기 들어갑니다.

2026년 7월 21일에 시행된 건 개정 시행령입니다. 이쪽은 규제가 아니라 진흥에 방점이 있어요. 공공조달에서 AI 제품을 우선 고려하고, 이용 비용을 지원하고, 벤처투자 모태펀드와 연계하고, AI 연구소 설립 근거를 두는 장치들입니다.

그래서 “7월에 규제가 새로 생겼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의무는 1월부터 있었고, 7월에 붙은 건 지원 쪽이에요.

  •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소 1년 이상의 계도기간을 뒀습니다. 그동안은 사실조사와 과태료 부과가 유예됩니다
  • 시행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계도기간은 빨라도 2027년 1월 이후에 끝납니다. 종료 시점은 아직 확정 고지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고영향인가

고영향 판별의 세 관문 개념 컷 고영향 판별의 세 관문 개념 컷 — 출처: 개념 컷 · agy 자가 생성

여기가 이 글의 본론입니다. 판별은 세 가지를 순서대로 봅니다.

  • 첫째, 법이 정한 영역에서 쓰이는가 — 법 제2조제4호 각 목이 영역을 열거합니다
  • 둘째,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가 — 같은 영역이어도 쓰임이 다르면 판단이 갈립니다
  • 셋째, 기본권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가 — 위험의 중대성과 빈도를 함께 봅니다

영역부터 보면 이렇습니다.

묶음 영역
안전·인프라 에너지 · 먹는 물 · 원자력 · 교통
건강 보건의료 · 의료기기
개인의 기회 채용 · 대출 심사 · 학생 평가
신원·공공 생체인식 · 공공서비스

일반적인 생산성 도구나 콘텐츠 서비스는 대체로 여기 안 들어갑니다. 반대로 사람을 뽑거나, 돈을 빌려줄지 정하거나, 학생을 평가하는 판단에 모델을 끼워 넣으면 규모와 무관하게 걸릴 수 있어요. 스타트업이 놓치기 쉬운 자리가 이 세 개입니다.

애매하면 물어볼 수 있습니다

판단이 갈리는 경우를 위해 확인 요청 절차가 있습니다. 사업자가 확인 요청서를 내면 과기정통부 검토와 전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판단을 회신합니다.

기간은 기본 30일이고,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어요. 연장할 때는 사유와 기간을 문서로 알려 줍니다. 최대 60일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라, 출시 일정이 잡혀 있다면 역산해서 넣어야 합니다.

걸리면 무엇을 해야 하나

위반 유형별 과태료 위반 유형별 과태료 — 출처: 인공지능기본법 및 시행령 관련 보도 종합 기반 자가 렌더

다섯 묶음을 조문과 함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조문 의무 대상
제31조 투명성 — 사전 고지·생성물 표시 고영향·생성형
제32조 안전성 — 위험관리체계 초대형 모델만
제34조 고영향 책무 고영향 전부
제35조 영향평가 고영향 제공자
제36조 국내대리인 지정 일정 규모 해외 사업자

제32조는 대부분 해당이 없습니다. 누적 연산량 10²⁶ FLOP 이상이면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고 광범위한 위험 영향이 있어야 하는데,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거든요. 국내 스타트업이 여기 걸릴 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실제로 부담이 되는 건 제34조입니다. 위험관리 방안을 세워 운영하고, 설명가능성을 확보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고, 사람이 감독하는 구조를 두고, 그 근거를 문서로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문서 보관 의무 때문에 판단 기록을 남기는 체계가 없으면 나중에 소급해서 만들 수가 없어요.

과태료는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법은 3,000만원 이하로 상한을 두고, 실제 부과는 위반 유형별로 갈립니다. 보도된 기준으로 국내대리인 미지정이 2,000만원, 사전 고지 미이행이 500만원이고요. 나머지 의무는 대체로 시정명령을 안 따랐을 때 부과되는 구조입니다.

곧바로 돈이 나가는 건 고지와 대리인 두 가지입니다

해외 사업자는 국내대리인을 둬야 합니다

Anthropic 로고 Anthropic 로고 — 출처: Anthropic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AI 사업자도 셋 중 하나에 해당하면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준
전년도 전체 매출액 1조원 이상
AI 서비스 부문 전년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
국내 이용자 수 1일 평균 100만명 이상

세 번째 기준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평균으로 봅니다. 국내에서 쓰이는 주요 해외 AI 서비스 상당수가 이 문턱을 넘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기준으로 국내대리인을 실제로 지정한 해외 AI 기업은 Anthropic 한 곳이었습니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에요. 계도기간이라 아직 과태료가 안 나가고 있을 뿐, 미지정 상태가 해소된 건 아닙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이 조항이 갖는 뜻은 분명합니다. 국내대리인은 이용자 고충 처리와 자료 제출의 창구라, 대리인이 없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할 국내 통로가 없습니다.

지금 해 둘 것

계도기간은 준비 기간이지 면제 기간이 아닙니다. 순서대로 세 가지만 해 두면 됩니다.

  • 우리 서비스가 열거된 영역에 닿는지 확인한다 — 특히 채용·대출 심사·학생 평가에 모델이 개입하는 구간이 있는지
  • 애매하면 확인 요청을 넣는다 — 최대 60일이 걸리니 출시 일정에서 역산한다
  • 판단 근거를 문서로 남기기 시작한다 — 5년 보관 의무는 소급해서 만들 수 없다

앞으로 볼 것

  • 계도기간 종료 시점의 공식 고지 — 지금은 최소 1년이라는 방침만 있고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고영향 확인 요청의 실제 회신 사례 — 판단 기준이 조문보다 이 회신들로 구체화됩니다
  • 국내대리인 지정 현황 — 한 곳에서 늘어나는지가 이 조항의 실효성을 보여 줍니다
  • 시정명령의 첫 사례 — 조건부 과태료 구조라 시정명령이 실질적인 첫 신호입니다

법이 정한 영역 목록을 한 번 읽어 보는 데는 십 분이 안 걸립니다. 걸리는 게 없으면 거기서 끝이고, 걸리는 게 있으면 계도기간이 남아 있을 때 발견하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