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에서 RAM이 ‘컴퓨터의 작업 책상’이라는 걸 알아봤어요.

그런데 램을 사러 가면 이런 말들이 튀어나오죠.

“이거 DDR5예요? DDR4는 안 돼요.” “CPU 안에 SRAM 캐시가 어쩌고…“

DRAM, SRAM, DDR5… 다 램인데 왜 이렇게 이름이 여러 개일까요? 이번 [RAM에 대하여] 2탄에서는 이 헷갈리는 용어들을 원리부터 깔끔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조금만 들어가면 의외로 단순해요.

DRAM 메모리 반도체 다이 매크로 히어로 컷 DRAM 메모리 반도체 다이 매크로 히어로 컷 — 출처: agy 생성

램에도 두 종류가 있다 — DRAM과 SRAM

우리가 보통 ‘램’이라고 부르며 사서 꽂는 건 정확히는 DRAM(디램)이에요. 그런데 컴퓨터 안엔 SRAM(에스램)이라는 또 다른 램도 있어요. 이름의 D와 S가 핵심입니다.

SRAM (Static RAM · 정적 램)

전원만 들어오면 데이터를 그대로 계속 붙잡고 있어요. 별도 관리가 필요 없어서 아주 빠르죠. 대신 구조가 복잡해서 비싸고, 많이 못 담아요.

DRAM (Dynamic RAM · 동적 램)

데이터가 자꾸 새어나가서 계속 다시 채워줘야 해요(‘Dynamic’의 뜻이죠). 관리가 필요한 대신 구조가 단순해서 싸고, 많이 담을 수 있어요.

  • 그래서 역할이 나뉘어요. 극도로 빠른 소량은 SRAM, 넉넉한 대용량은 DRAM.

SRAM vs DRAM 셀 구조 비교 SRAM vs DRAM 셀 구조 비교 — 출처: agy 생성

그럼 SRAM은 어디 있나요?

바로 CPU 안의 캐시 메모리예요. CPU가 가장 자주 쓰는 데이터를 코앞에 두려고, 비싸도 초고속인 SRAM을 소량 넣어둔 거죠. L1·L2·L3 캐시라는 말, 그게 다 SRAM이에요.

한 줄 요약: 우리가 꽂는 램은 DRAM, CPU 속 캐시는 SRAM.

DRAM은 어떻게 0과 1을 기억할까 — ‘물 새는 양동이’

DRAM의 원리는 비유 하나면 끝나요.

DRAM의 아주 작은 저장 단위(셀) 하나는 커패시터(축전기)라는 부품에 전기를 담아둬요.

전기가 차 있으면 → 1

전기가 비어 있으면 → 0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기억하죠. 문제는 이 커패시터가 아주 작은 양동이라서, 담아둔 전기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새어나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DRAM은 새어나가기 전에 끊임없이 다시 채워줘요. 이걸 리프레시(Refresh)라고 해요. 초당 수천 번씩, 양동이에 물을 다시 붓는 셈이죠.

DRAM 커패시터 = 물 새는 양동이(리프레시) DRAM 커패시터 = 물 새는 양동이(리프레시) — 출처: agy 생성

  • 1탄에서 말한 ‘휘발성(전원 끄면 사라짐)’의 진짜 정체가 이거예요. 전원이 끊기면 리프레시가 멈추고, 양동이의 물(전기)이 다 새어나가 데이터가 사라지는 거죠.

이 단순하지만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는 구조 덕분에, DRAM은 저렴하게 대용량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DDR — 그래서 DDR4, DDR5는 무슨 뜻일까

자, 이제 제일 헷갈리는 ‘DDR’이에요.

DDR은 Double Data Rate의 약자예요. 신호가 오르내리는 양쪽 타이밍 모두에서 데이터를 전송해, 한 박자에 두 번 나른다는 뜻이죠. 이 DDR 방식의 DRAM이 지금 표준이고, 세대가 올라갈수록 더 빨라져 왔어요.

DDR3 (2007년~)

한 세대 전 표준이에요. 속도는 대략 1066~2133MT/s(초당 백만 번 전송) 수준이고, 동작 전압은 1.5V였어요. 지금 기준으론 느리고 전기도 많이 먹는 구형이라, 새로 맞추는 PC에 쓸 일은 거의 없어요. 오래된 컴퓨터나 저가 기기에서 아직 보이는 정도죠.

DDR4 (2014년~)

무려 10년 가까이 시장을 주름잡은 스테디셀러예요. 속도가 2133~3200MT/s(오버클럭하면 그 이상)로 뛰었고, 전압은 1.2V로 낮아져 효율이 좋아졌어요. 지금도 쓰는 PC가 아주 많아서, 중고·보급형에서는 여전히 현역이에요. “가성비”를 찾으면 아직 DDR4를 고르는 경우도 있죠.

DDR5 (2021년~)

현재의 신형 표준이에요. 시작 속도부터 4800MT/s이고 지금은 6000~8000MT/s대가 흔해서, 대역폭(한 번에 나르는 양)이 DDR4의 약 2배에 달해요. 전압은 1.1V로 더 낮아져 전력 효율도 좋아졌고요. 여기에 모듈 자체에 전력을 관리하는 회로(PMIC)를 넣고, 오류를 스스로 잡아주는 기능(on-die ECC)까지 더해져 안정성도 올라갔어요. 요즘 새로 맞추는 PC는 대부분 DDR5예요.

DDR 세대별 발전(속도 증가) 개념 컷 DDR 세대별 발전(속도 증가) 개념 컷 — 출처: agy 생성

중요 — 세대끼리 호환 안 돼요

DDR4 메인보드에 DDR5 램은 안 꽂혀요. 홈(노치) 위치가 아예 다르게 설계돼 있거든요. 그래서 램을 살 땐 내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DDR 세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해요.

세대를 가르는 대표 숫자가 두 개 있어요.

클럭(예: 4800MHz) = 데이터를 나르는 속도

대역폭 = 한 번에 나르는 총량

세대가 올라갈수록 이 둘이 함께 커져요.

램 두 개 꽂으면 빨라진다? — 듀얼채널

램을 사다 보면 “듀얼채널로 꽂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이것도 원리는 간단해요.

램 한 개만 쓰면 데이터가 1차선 도로로 다녀요. 그런데 같은 램을 2개 짝으로 꽂으면 2차선 도로가 돼서, 한 번에 두 배로 데이터를 나를 수 있어요. 이게 듀얼채널이에요.

  • 그래서 16GB 하나보다 8GB 두 개가 게임 등 여러 상황에서 더 빠른 경우가 많아요. 같은 용량이라면 ‘짝으로’ 맞추는 게 유리하다는 거죠.

듀얼채널 = 2차선 도로 개념 컷 듀얼채널 = 2차선 도로 개념 컷 — 출처: agy 생성

2탄 정리

오늘의 핵심이에요.

① 우리가 꽂는 램은 DRAM, CPU 속 초고속 캐시는 SRAM이다. ② DRAM은 ‘물 새는 양동이(커패시터)’를 리프레시로 계속 채워 데이터를 기억한다. ③ DDR4·DDR5는 램의 세대이고,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듀얼채널로 꽂으면 더 빠르다.

이름은 복잡해 보여도, 원리는 ‘양동이에 물 붓기’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램의 기초는 탄탄해요. 그런데 지금 세상은 이 램을 두고 난리가 났죠. 다음 [RAM에 대하여] 3탄은 드디어 그 이야기예요. “AI 때문에 램값이 폭등했다”는 말, 도대체 무슨 일인지 2026년 현재의 진짜 상황을 파헤쳐 봅니다.

참고 출처

  • 개념 해설 — 반도체 메모리 구조(DRAM·SRAM·DDR 표준)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