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mini 3.6 Flash가 나온 지 3주 만에 3.7 Flash가 나왔습니다. 발표문이 앞세운 건 코딩 성능과 반값이었는데, API를 열어 보니 정작 손이 간 곳은 생각의 양을 조절하는 손잡이였어요.
그 손잡이에서 가장 싼 단이 하나 없어졌습니다. 문의 한 건을 분류하는 것처럼 단순한 일을 대량으로 돌리는 쪽에서는 이게 벤치마크 점수보다 훨씬 크게 와닿습니다. 그래서 두 모델을 직접 143번 호출해 재봤습니다.
Gemini 로고 — 출처: Google
3주 만에 다시 나온 Flash
Gemini 3.7 Flash는 2026년 8월 13일 공개됐습니다. 직전 모델인 3.6 Flash가 7월 21일이었으니 딱 3주 간격이에요.
모델 카드의 설명은 담백합니다. 새로 사전학습을 돌린 모델이 아니라 추론(inference) 기반에 알고리즘 개선을 얹은 것이고, 품질·비용·지연 시간의 배합을 조절할 수 있는 thinking 설정을 지원한다는 것.
스펙은 3.6 Flash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 항목 | 값 |
|---|---|
| 입력 |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
| 컨텍스트 윈도 | 100만 토큰 |
| 최대 출력 | 6만 4천 토큰 |
| 지식 컷오프 | 2026년 3월 |
구글이 강조한 개선 영역은 셋입니다. 디버깅과 이슈 해결 같은 코딩 작업, 더 적은 프롬프트로 완성도를 올린 웹 개발, 그리고 금융·법률·생명과학처럼 지식 집약적인 분야의 추론과 정확도.
공식 수치로는 이렇게 벌어집니다.
공식 벤치마크에서 3.6과 3.7의 격차 — 출처: 직접 작성 (Google 공식 발표 수치 기반)
웹 개발 대전 점수(WebDev Arena Elo)도 1538점에서 1588점으로 올랐습니다. 코딩·에이전트(agent) 계열 지표에서 일관되게 앞서는 건 분명해요.
한편 7월에 출시가 무기한 미뤄졌던 3.5 Pro는 이번에도 소식이 없었습니다. Flash 계열만 3주 간격으로 두 번 갱신된 셈입니다.
생각의 양이 숫자에서 등급으로
Gemini 3.x 계열은 답을 내기 전에 생각 토큰(thinking token)을 먼저 씁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안을 머릿속으로 써 보는 단계인데, 이 초안은 응답으로 돌아오지 않고 요약만 넘어옵니다. 그런데 과금은 출력 토큰과 합산돼요. 보이지 않는 분량에 돈이 나가는 구조입니다.
그 분량을 고르는 값이 thinking_level 입니다. 등급은 넷이고, 모델마다 받는 등급이 다릅니다.
| 모델 | 받는 등급 | 기본값 |
|---|---|---|
| Gemini 3.7 Flash | LOW · MEDIUM · HIGH [MINIMAL 없음] | MEDIUM |
| Gemini 3.6 Flash | MINIMAL · LOW · MEDIUM · HIGH | MEDIUM |
| Gemini 3.5 Flash-Lite | MINIMAL · LOW · MEDIUM · HIGH | MINIMAL |
3.7 Flash에서 MINIMAL이 빠졌습니다. 문서에만 적힌 이야기가 아니라, 넣으면 실제로 요청이 거절됩니다.
두 모델에 MINIMAL 을 넣었을 때 — 출처: 직접 실행
같은 요청이 3.7 Flash에서는 400 INVALID_ARGUMENT 로 막히고, 3.6 Flash에서는 그대로 통과합니다. 통과한 쪽 응답을 보면 thoughtsTokenCount 항목이 아예 없어요. 생각을 한 토큰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게 3.7에서 사라진 단입니다.
예전 방식인 숫자 예산은 어떻게 됐나
3.x 이전에는 생각의 양을 thinking_budget 에 숫자로 줬습니다. 이 값을 3.7 Flash에 그대로 보내면 오류가 나지 않아요. 그런데 128을 준 뒤 다섯 번을 재보니 실제로 쓴 생각 토큰의 중앙값은 321개였고 범위는 270~375개였습니다. 다섯 번 모두 준 예산을 넘겼습니다.
- 오류 없이 통과하되 그대로 지켜지지도 않으니, 옮길 때 조용히 새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등급 문자열의 대소문자는 상관없었습니다. low 와 LOW 를 각각 다섯 번씩 넣어 봤는데 생각 토큰의 중앙값이 322개와 363개로, 호출마다 흔들리는 범위 안이었어요.
보이지 않는 초안에 돈이 나가고, 그 양을 정하는 손잡이가 바뀌었습니다.
직접 재봤습니다
측정 조건부터 밝힙니다.
| 항목 | 설정 |
|---|---|
| 경로 | Vertex AI · 리전 global |
| 모델 | gemini-3.7-flash · gemini-3.6-flash |
| 표본 | 조건마다 워밍업 1회 버리고 5회 |
| 값 | 중앙값 · 괄호는 최소~최대 |
과제는 성격이 다른 둘을 골랐습니다. 하나는 고객 문의를 배송·환불·기술지원·기타로 분류하는 일, 답이 한 단어로 끝나는 대량 처리형 작업이에요. 다른 하나는 1부터 1000까지 정수 중 각 자리 숫자의 합이 10인 수를 세는 문제로, 답은 63입니다. temperature는 0으로 고정했고, 온도를 0으로 둬도 생각 토큰 수는 호출마다 흔들려서 중앙값과 범위를 함께 적었습니다.
먼저 눈에 띈 건 같은 등급에서 3.7이 덜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 설정 없이 기본값으로 추론 문제를 던졌을 때 3.7 Flash는 594개(446~746), 3.6 Flash는 1114개(956~1490)를 썼어요. 47% 적습니다.
같은 일을 시켰을 때 생각을 덜 하고 끝낸다는 건 알고리즘 개선이 요금으로 체감되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그 아래에 있던 바닥이 사라졌다는 것이고요.
답 두 토큰에 생각 백 토큰
분류 과제부터 봅니다. 답은 환불 한 단어, 출력 토큰은 어느 조건에서나 두 개였습니다.
분류 한 건에 쓴 생각 토큰 — 출처: 직접 작성 (직접 실측)
3.6 Flash를 MINIMAL로 두면 생각 토큰이 정확히 0개, 응답은 1.12초입니다. 3.7 Flash에서 쓸 수 있는 가장 낮은 단인 LOW는 100개(93~147), 1.84초예요. 기본값인 MEDIUM은 119개(108~234)를 씁니다.
정확도는 어땠을까요. 일곱 조건 모두 5회 중 5회 정답이었습니다. 생각을 더 시켜서 얻은 정확도 이득이 이 과제에서는 0이었어요.
그러면 남는 건 청구서뿐입니다. 같은 문의를 100만 건 분류한다고 치고 실측한 토큰 수에 공식 단가를 곱해 봤습니다.
같은 분류를 100만 건 돌렸을 때 드는 돈 — 출처: 직접 작성 (직접 실측 토큰 × 공식 단가)
3.6 Flash를 MINIMAL로 돌리면 7만 8,810원, 3.7 Flash를 가장 낮은 LOW로 돌리면 61만 1,310원입니다. 7.8배예요. 등급을 지정하지 않고 기본값 그대로 쓰면 71만 2,485원까지 올라갑니다.
- 정확도가 같은 작업에서 값만 7.8배가 됩니다. 대량 분류·태깅·라우팅을 돌리는 쪽이라면 3.7로 갈아타는 순간 청구서의 자릿수가 바뀝니다.
어려운 문제에서는 이야기가 뒤집힌다
그렇다고 MINIMAL이 만능이었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자릿수 합 문제에서 3.6 Flash의 MINIMAL은 다섯 번 모두 틀렸습니다.
같은 문제를 다섯 번씩 물었을 때 — 출처: 직접 실행
정답은 63인데 73, 72, 73, 75, 73 이 돌아왔어요. 빠르긴 했습니다. 중앙값 1.31초니까요. 다만 그럴듯한 오답이 그 속도로 온다는 게 문제죠. 생각을 켠 나머지 조건은 전부 5회 5정답이었습니다.
자릿수 합 문제를 푸는 데 쓴 생각 토큰 — 출처: 직접 작성 (직접 실측)
여기서 3.7의 개선이 드러납니다. LOW 등급에서 3.7 Flash는 339개(288~346)를 쓰고 2.83초에 정답을 냈고, 3.6 Flash는 427개(392~790)에 3.44초가 걸렸습니다. MEDIUM에서는 654개 대 1119개로 격차가 더 벌어져요. 같은 등급에서 덜 생각하고 같은 답을 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갈립니다.
| 과제 성격 | 유리한 쪽 |
|---|---|
| 답이 정해진 단순 분류 | 3.6 Flash MINIMAL [7.8배 저렴] |
| 판단이 필요한 추론 | 3.7 Flash LOW 이상 |
| 코딩·에이전트 | 3.7 Flash |
반값이라는 말의 실체
국내 보도는 대체로 직전 모델의 절반 가격 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지금 공식 가격표를 열면 3.7 Flash와 3.6 Flash의 단가가 똑같습니다. 둘 다 입력 100만 토큰당 1,065원(0.75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5,325원(3.75달러)이고, 프로모션 종료일도 2026년 12월 31일로 같아요. 반값이라는 표현은 3.6 Flash가 출시될 때 붙었던 정가(입력 2,130원·출력 1만 650원)와 비교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정가는 새해에 돌아옵니다.
출력 단가는 새해에 두 배가 된다 — 출처: 직접 작성 (Google 공식 가격표 기반)
2027년 1월 1일부터 두 모델 모두 입력 2,130원, 출력 1만 650원으로 원복됩니다. 앞의 분류 100만 건 비용도 그날부터 두 배가 된다는 뜻이에요.
싸게 돌릴 여지는 두 군데 더 있습니다. 배치와 플렉스 모드는 위 단가의 50% 이고, 분류처럼 가벼운 작업이라면 아예 체급을 낮추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 모델 | 입력 (100만 토큰) | 출력 (100만 토큰) |
|---|---|---|
| Gemini 3.7 Flash | 1,065원 | 5,325원 |
| Gemini 3.6 Flash | 1,065원 | 5,325원 [3.7과 동일] |
| Gemini 3.5 Flash-Lite | 426원 | 3,550원 |
Flash-Lite는 기본값이 아예 MINIMAL이라, 생각을 끄고 싼값에 대량으로 돌리는 자리가 원래 이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고르나
세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코딩·에이전트·문서 작업이면 3.7 Flash로 옮길 이유가 충분합니다. 같은 등급에서 생각을 덜 하고 같은 답을 내니 성능과 요금이 함께 좋아집니다.
답이 정해진 대량 처리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3.6 Flash의 MINIMAL이나 Flash-Lite가 훨씬 쌉니다.
등급을 지정하지 않고 쓰고 있다면 지금 기본값이 MEDIUM이라는 것부터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분류 한 건에 119개씩 생각 토큰이 붙고 있을 수 있어요.
작업 난이도에 따라 생각의 양을 고르는 개념 — 출처: agy 생성
국내 쪽 접점도 짚어둘 만합니다. 구글은 2026년 8월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제미나이 API 스프린트를 열어 국내 스타트업 40여 팀과 API 기반 활용 사례를 발굴했습니다. 다만 3.7 Flash를 도입했다고 밝힌 국내 기업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벤치마크는 올랐고 단가는 그대로인데, 가장 싼 단이 하나 사라졌습니다.
참고 출처
- [Google] Gemini 3.7 Flash 공식 발표 (출시일·개선 영역·프로모션 단가)
- [Google Korea] 제미나이 3.7 플래시를 소개합니다 (한국어 공식 발표문)
- [Google DeepMind] Gemini 3.7 Flash 모델 카드 (스펙·벤치마크·지식 컷오프)
- [Google] Gemini API — Thinking 문서 (thinking_level 등급·과금 방식)
- [Google] Gemini API 가격표 (모델별 단가·프로모션 종료일·배치 할인)
- [Google Korea] 아태지역 최초 제미나이 API 스프린트 (국내 스타트업 40여 팀)
- 본문의 토큰·지연·정확도 수치는 직접 측정한 값입니다 (Vertex AI, 2026-08-15, 총 143회 호출)
- 환율: 1달러 ≈ 1,420원 기준 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