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원전을 계약한다고 하면 보통 새 원자로를 떠올립니다. 이번 계약은 반대예요. 이미 돌아가고 있는 원전을 더 오래 돌리는 데 돈을 댔습니다.
Google이 핀란드 에너지 기업 Fortum과 Loviisa 원자력발전소의 전력을 사는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2028년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2030년부터 2049년까지 발전소 용량의 50%를 가져가는 구조예요.
3탄에서 본 빅테크의 원자로 계약 9.8GW는 대부분 아직 짓지도 않은 SMR이었습니다. 이번 건은 그 반대편에 있는 계약이라, 계약서가 무엇을 사고 있는지부터 다릅니다.
수명을 연장한 원전과 장기 전력 계약 — 출처: 개념 컷 · agy 자가 생성
계약 대상과 조건
Fortum 공시를 보면 계약 대상은 Loviisa 원자력발전소입니다. 507MWe 원자로 두 기로 이뤄져 총 1,014MWe 규모이고, 연간 약 8TWh를 냅니다. 이 한 곳이 핀란드 전체 전력의 10%를 담당해요.
전력 구매 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은 앞으로 생산할 전기를 미리 정한 조건에 사고파는 약속입니다. 발전 사업자는 수익이 얼마나 들어올지 미리 알게 되고, 사는 쪽은 장기간 가격과 물량을 묶어 둘 수 있어요.
이번 계약의 기간은 22년입니다. 시작은 2028년이고 적은 용량으로 출발해, 2030년부터 2049년까지 발전소 용량의 절반을 Google이 가져가는 일정이에요.
- 대상: Loviisa 원전 2기, 1,014MWe · 연 8TWh
- 기간: 2028년 시작, 2030~2049년 용량의 50%
- 핀란드 전력의 10%를 내는 발전소
- 파는 쪽 효과: Fortum은 순영업자산이익률(RONA)이 약 1.4%포인트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Google 로고 — 출처: Google
2030년 이후 투자의 불확실성
계약의 의미는 금액보다 시점에 있습니다.
Loviisa는 계속운전, 곧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원전의 설비를 고쳐 더 돌리는 절차를 밟고 있어요. Fortum은 2023년부터 2050년까지 계속운전과 수명 연장에 약 1조 6,000억 원(10억 유로)이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문제는 그 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공시는 2050년까지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자본 지출 가운데 1조 1,200억 원(7억 유로), 그리고 사업 건수로는 약 80%가 여전히 투자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적었어요.
| 구분 | 상태 |
|---|---|
| 총 계속운전 투자 | 약 1조 6,000억 원(10억 유로) |
| 투자 결정 전 금액 | 1조 1,200억 원(7억 유로) |
| 투자 결정 전 사업 비중 | 약 80% |
| 투자 기간 | 2023~2050년 |
Fortum은 이번 계약이 수익 확실성을 줘서 Loviisa를 100% 계속운전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이어 갈 수 있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르쿠스 라우라모(Markus Rauramo) Fortum 최고경영자(CEO)는 전기 요금의 변동이 크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장기 파트너십이 필수라고 말했어요.
계약에는 기존 계획에 없던 10MW 증설도 함께 담겼습니다. 앞서 예정돼 있던 38MW 증설과는 별도예요.
Loviisa 계속운전 투자의 결정 상태 — 출처: Fortum 공시 수치 기반 자가 렌더
신규 SMR 계약과의 차이
3탄에서 본 빅테크의 원자로 계약은 대부분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발전소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이미 20년 넘게 가동된 발전소가 대상이에요.
| 구분 | 신규 SMR 계약 | 이번 계속운전 PPA |
|---|---|---|
| 대상 | 아직 없는 발전소 | 가동 중인 발전소 |
| 전력 시점 | 2030년대 | 2028년 |
| 주된 위험 | 건설·인허가 지연 | 설비 개선과 규제 승인 |
| 사는 쪽 효과 | 장래 물량 확보 | 기존 물량 유지 |
새 원자로는 인허가와 건설에서 일정이 밀리기 쉽습니다. 4탄에서 SMR의 비용과 일정을 숫자로 따져 봤을 때도 가장 큰 지연 요인은 대부분 공사 기간이었어요.
반면 계속운전은 이미 가동 중인 설비를 고쳐 쓰는 일이라 전력이 나오는 시점이 앞당겨집니다. 대신 설비 개선이 제때 끝나는지, 규제 기관이 연장을 승인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Google-Fortum 전력 구매 계약 일정 — 출처: Fortum 공시 기반 자가 렌더
AI 의 전기 (3) — 빅테크가 서명한 원자로 계약 9.8GW 의 실체
국내 계속운전을 좌우하는 심사 기간
한국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병목이 다른 곳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계속운전 절차를 밟는 원전은 적지 않아요.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까지 아홉 기가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먼저 심사를 통과한 곳이 고리 2호기입니다. 2022년 4월 주기적 안전성 평가(PSR)를 낸 뒤 2025년 11월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받기까지 3년 7개월이 걸렸어요. 이 승인으로 2033년 4월 8일까지 운전할 수 있게 됐고, 설비 개선을 마친 뒤 2026년 2월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Loviisa에서 문제가 된 것은 투자 재원의 불확실성이었고, 그래서 민간 장기 계약 하나가 문제를 풀었어요. 국내에서 계속운전을 좌우하는 것은 심사 기간이라 같은 방식의 계약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원안위는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2026년 하반기에, 한빛 1·2호기는 2027년 상반기에 상정할 계획입니다.
중요한 이유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것은 24시간 끊기지 않는 무탄소 전력입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값이 내렸지만 나오는 시간을 고르지 못해요. 원자력이 계속 후보에 오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런데 새 원자로는 시간이 걸립니다. 1탄에서 본 계통 접속 대기열, 2탄과 4탄에서 본 SMR의 공사 일정을 생각하면 2030년 이전에 새로 들어올 무탄소 전력은 많지 않아요.
그 틈에서 가장 빠른 선택지가 이미 가동 중인 원전을 더 오래 운전하는 것입니다. 발전소는 이미 지어져 있고 계통에도 붙어 있어요. 필요한 것은 설비 개선 비용과 규제 승인뿐입니다.
Google 입장에서는 2028년부터 전력을 받기 시작한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새로 짓는 원자로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이릅니다.
- 원전을 새로 짓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빅테크의 전력 조달은 신규 건설에서 기존 설비 유지 쪽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 계속운전 투자의 재원을 민간 장기 계약이 대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 국내에서는 재원보다 심사 기간이 먼저 풀려야 할 문제로 남아 있어요
앞으로 주목할 점
- Fortum이 남은 투자 결정을 실제로 언제 내리는지, 계약 이후 사업 추진이 빨라지는지
- 다른 빅테크가 유럽의 기존 원전을 상대로 비슷한 계약을 맺는지
- 국내 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이 예정대로 2026년 하반기에 상정되는지
- 계속운전 PPA가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조달 방식으로 논의되는지
이번 계약에서 짚을 것 정리 — 출처: 본문 요약 카드 · 자가 렌더
참고 출처
- [Fortum] Fortum and Google partner to drive sustainable growth in Finland, sign nuclear power purchase agreement (09월, 계약 조건·투자 수치 원문)
- [아시아경제] 고리3·4호기, 한빛1·2호기 계속운전 심의 스타트 (09.11, 국내 심사 현황)
- [인더뉴스] 고리2호기 계속운전 승인…2033년까지 운전 연장 (승인 일정·재가동 목표)
- [에너지데일리] 원전 계속운전 심사 구조 관련 국정감사 보도 (심사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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