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월 8일 휴머노이드 개발 조직의 하드웨어 팀과 AI 소프트웨어 팀을 한 사람 아래로 모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목표는 내년 1월 CES 2027에서 첫 시제품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해요. LG는 한 달 앞선 8월 13일 NVIDIA와 협력해 2027년 1분기에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목표를 밝혔지만 개발 방식은 다릅니다. 삼성은 AI와 몸체를 한 조직에서 직접 만들고, LG는 NVIDIA의 로봇 플랫폼에 계열사 부품을 결합하는 쪽이에요.

삼성 워드마크와 LG 로고를 나란히 놓은 비교 히어로 삼성 워드마크와 LG 로고를 나란히 놓은 비교 히어로 — 출처: Wikimedia Commons (Samsung wordmark · LG logo)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경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윤장현 사장에게 휴머노이드 개발을 맡는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이끌게 했습니다. 하드웨어 개발 팀과 AI 소프트웨어 개발 팀이 모두 그 아래로 들어갔고, 조직은 노태문 DX부문장에게 직접 보고해요. 같은 매체는 하루 전 삼성이 CES 2027 공개를 목표로 시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LG의 계획은 공식 발표입니다. 구광모 LG 회장과 젠슨 황 NVIDIA 최고경영자가 8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NVIDIA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 업무협약을 맺었고,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 세 분야 가운데 로봇에서 가장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어요.

  • 삼성은 소프트웨어를 이끌던 CTO에게 하드웨어까지 맡겼습니다
  • 삼성의 CES 2027 공개는 보도이고, 회사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LG는 2027년 1분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개를 공식 목표로 밝혔습니다
  • 두 회사 모두 자기 공장에 먼저 로봇을 넣고 그다음 기업·가정용으로 넓히겠다는 순서가 같아요

삼성은 무엇을 모았나

소프트웨어 책임자에게 하드웨어를 맡긴 이유를 서울경제는 AI 알고리즘에 맞춘 몸체를 설계 단계부터 만들기 위해서라고 전했습니다. 기계 골격을 먼저 만들고 AI를 나중에 넣는 흔한 순서를 바꾸겠다는 뜻이에요.

조직은 올해 들어 차례로 갖춰졌습니다. 3월에는 미래로봇추진단 하드웨어 그룹 안에 로봇 손 전담 조직인 핸드랩(Hand Lab)이 생겼는데, 전자신문에 따르면 사람 팔의 힘줄처럼 줄을 당겨 손가락을 움직이는 텐던(tendon) 구동 방식과 촉각 센서를 개발합니다. 7월에는 흩어져 있던 로봇 조직을 모은 RX 사업추진실이 노태문 사장 직속으로 출범했어요.

현대차그룹에서 Boston Dynamics 인수를 주도한 이동건 부사장이 전략 팀을, 로봇 손 전문가인 김의겸 아주대 교수가 조작(manipulation) 개발 팀을 맡았다고 코리아중앙데일리와 서울경제가 전했어요.

특허 쪽으로는 2024년 휴머노이드 움직임의 기반이 되는 고관절 설계 특허를, 올해 4월에는 카메라 시각을 넣은 차세대 로봇 손 미국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로고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로고 — 출처: Rainbow Robotics

삼성전자는 KAIST 휴보 연구실에서 나온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고, 이 회사의 바퀴형 양팔 로봇 RB-Y1(팔당 자유도 7, 키 약 1.4m)은 핸드랩 로봇 손을 검증하는 기체로 쓰입니다. 머니투데이는 삼성전기가 카메라 모듈과 센서를, 삼성SDI가 배터리를 맡는 구도라고 보도했어요.

첫 적용처는 자기 공장입니다. 노태문 사장은 CES 2026 때 로봇으로 제조 시설을 자동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고, 삼성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제조 거점을 AI 기반 자율 공장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경북 구미에는 로봇 학습 데이터를 만드는 데이터 팩토리를 세울 예정이에요.

LG는 무엇을 모았나

LG가 내놓을 휴머노이드는 두 다리로 걷는 형태이고, 핵심 소프트웨어를 NVIDIA에서 가져옵니다. 휴머노이드용 공개 기반 모델인 Isaac GR00T로 동작을 학습하고, 로봇 안에서 추론과 제어를 돌리는 컴퓨터로 Jetson Thor를, 안전 기능으로 Halos for Robotics를 씁니다.

몸체는 계열사가 나눠 맡아, 관절을 움직이는 구동 장치인 액추에이터는 LG전자가 CES 2026에서 공개한 AXIUM, 센서는 LG이노텍,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고, LG CNS는 로봇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시키는 플랫폼을 맡는다고 머니투데이가 전했어요.

CES 2026에서 공개된 LG CLOiD가 수건을 개는 장면 CES 2026에서 공개된 LG CLOiD가 수건을 개는 장면 — 출처: LG Electronics

지금 LG가 가진 실물은 LG CLOiD입니다. CES 2026에서 공개한 바퀴형 가사 로봇으로, 다섯 손가락 두 손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수건을 개는 시연을 보였어요. LG는 올해 안에 이 로봇을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 라인에 넣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 나란히 보기

항목 삼성 LG
공개 목표 CES 2027 (보도) 2027년 1분기 (공식)
AI 자체 개발 NVIDIA 플랫폼
이끄는 사람 윤장현 DX부문 CTO 류재철 LG전자 CEO
로봇 손 핸드랩, 텐던 구동 다섯 손가락 (CLOiD)
부품 계열사 삼성전기·삼성SDI 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
첫 현장 자사 반도체·가전 라인 테네시 세탁기 라인

가장 큰 차이는 AI를 누가 만드느냐입니다. 삼성은 AI와 몸체를 한 조직이 설계하고, LG는 검증된 NVIDIA 스택을 가져와 개발 기간을 줄이는 선택을 했어요.

다만 삼성도 NVIDIA와 접점이 있는데, 삼성 파운드리가 NVIDIA의 로봇용 칩을 생산한다는 점을 TrendForce는 삼성의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휴머노이드 출하의 97%는 중국

시장 조사 업체 Smart Analytics Global(SAG)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약 1만 9,100대로 1년 전 5,100대의 세 배를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97%를 중국 업체가 출하했어요.

2026년 상반기 업체별 휴머노이드 출하량 막대 차트 2026년 상반기 업체별 휴머노이드 출하량 막대 차트 — 출처: Smart Analytics Global 기반 자가 렌더

1위 AgiBot이 약 8,400대(44%), 2위 Unitree가 약 5,900대(31%)로 두 회사가 4분의 3을 차지했습니다. 쓰임새도 바뀌어 산업·상업용 비중이 1년 전 약 50%에서 70% 이상으로 올랐고, SAG는 올해 출하량을 약 6만 대, 2030년에는 50만 대로 내다봤어요.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Boston Dynamics의 전동 Atlas를 2028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조립 공정에 투입하고, 같은 해 연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설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어요. 삼성과 LG의 계획은 이보다 늦게 시작한 셈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

한국은 공장에 로봇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입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25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로봇 밀도는 제조업 직원 1만 명당 1,220대로 세계 1위였고, 2위 싱가포르(818대)와도 차이가 컸어요.

국가별 제조업 직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수 막대 차트 국가별 제조업 직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수 막대 차트 — 출처: IFR World Robotics 2025 기반 자가 렌더

로봇을 쓰는 나라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나라가 지금은 다릅니다. 산업용 로봇팔 수요가 가장 큰 한국에서 휴머노이드 출하는 거의 전부 중국산이고, 삼성과 LG가 자기 공장에 먼저 넣겠다는 계획은 이 수요를 국내 기업이 맡겠다는 뜻이에요.

휴머노이드 원가에서 관절 구동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LG전자 AXIUM이나 삼성의 가전 모터 기술을 활용한 액추에이터가 양산에 들어가면 국내 감속기·센서·배터리 업체의 납품처가 새로 생깁니다.

휴머노이드 값의 절반 이상은 관절입니다 — 감속기 이야기

앞으로 주목할 점

  • CES 2027(2027년 1월)에 삼성이 실제로 시제품을 내놓는지, 형태가 이족보행인지 바퀴형인지
  • LG의 1분기 공개가 CES 무대인지 별도 행사인지, 공개 뒤 공장 투입 일정이 나오는지
  • LG CLOiD의 테네시 공장 실증 결과가 공개되는지
  • 레인보우로보틱스 RB-Y1이 쿠팡 물류센터 시험을 넘어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는지
  • 삼성 박순철 CFO가 4월에 필요하면 하겠다고 한 국내 기업 투자·인수가 휴머노이드 부품 쪽에서 나오는지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두 회사의 첫 휴머노이드가 나란히 서게 될지, 저도 그 무대를 눈여겨볼게요.

참고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