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노벨 물리학상은 남극 얼음 속 중성미자 관측소 아이스큐브(IceCube)를 이끈 프랜시스 할젠(Francis Halzen)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교수가 수상했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6일 그를 단독 수상자로 발표했어요.

수상 이유는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에 대한 결정적 기여와 천체물리학적 기원의 고에너지 중성미자 발견입니다. 국내 언론은 1992년 이후 34년 만의 물리학상 단독 수상이라고 전했어요.

남극점 IceCube 연구동과 은하수 남극점 IceCube 연구동과 은하수 — 출처: Wikimedia Commons / John Hardin (CC BY 4.0)

수상자와 수상 내용

할젠은 1944년 벨기에 티넌에서 태어나 1969년 벨기에 KU 뢰번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교수로 있습니다. 상금은 약 17억 원(1,200만 스웨덴 크로나, 약 120만 달러)으로 혼자 받아요.

노벨 물리학위원회 위원장 Mark Pearce는 할젠이 국제 연구진과 기술진을 이끌어 새로운 종류의 천문학을 가능하게 할 관측 장비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이스큐브는 할젠 개인이 아니라 국제 공동연구단이 운영하는 장비이고, 노벨위원회도 할젠의 구상과 과학적 지도력이 관측소의 바탕이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어요.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이유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남극 얼음 속 광센서에 빛을 남기는 개념 컷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남극 얼음 속 광센서에 빛을 남기는 개념 컷 — 출처: 개념 컷 · agy 자가 생성

중성미자(neutrino)는 우주 어디에나 있지만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지구와 사람 몸을 그대로 통과합니다. 아주 드물게 원자핵 하나와 부딪힐 때만 장비로 흔적을 검출할 수 있어요.

우주에는 지구의 실험실보다 최대 100만 배 높은 에너지로 입자를 방출하는 천연 입자 가속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정체와 위치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전하를 띤 다른 입자는 이동하는 동안 자기장에 휘어 출발 방향을 알 수 없게 되는데, 중성미자는 방향을 바꾸거나 에너지를 잃지 않고 도착해요. 노벨위원회는 중성미자가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출기 구조

IceCube 검출기 구조, 얼음 속 케이블과 광센서 배치 IceCube 검출기 구조, 얼음 속 케이블과 광센서 배치 — 출처: Wikimedia Commons / Karen Andeen·Matthias Plum, IceCube Collaboration (CC BY 4.0)

중성미자가 얼음 속 원자핵과 부딪히면 빛이 번쩍이고, 투명한 빙하 얼음에 묻은 광센서가 그 빛을 기록합니다.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 중성미자는 매우 드물어 충돌 사례를 충분히 관측하려면 거대한 부피가 필요했어요. 남극점 얼음은 잡음이 적고 지진이 없을 만큼 지질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입니다.

항목 값
부피 얼음 1㎦
광센서(DOM) 케이블 86줄 × 60개 = 5,160개
설치 깊이 1,450~2,450m
건설 기간 2004~2010년
대기 중성미자 검출 하루 약 275개
공동연구단 58개 기관·14개국 약 450명

1988년 할젠이 남극 얼음을 쓰자는 구상을 처음 발표했고, 몇 년 뒤 얼음 속 센서 시험이 이뤄졌습니다. 구멍 하나를 뚫는 데 평균 48시간이 걸렸다고 IceCube는 밝혔어요.

발견 경과

아이스큐브 구상에서 노벨상까지 주요 연도 아이스큐브 구상에서 노벨상까지 주요 연도 — 출처: 노벨위원회 보도자료 · IceCube 논문 기반 자가 렌더

검출기가 완성되자 연구진은 곧 첫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검출했고, 몇 년 뒤 태양계 밖에서 온 중성미자 관측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발견으로 우주의 중성미자 발생원을 규명하는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어요.

2013년 우주 중성미자 증거

2013년 IceCube 논문 초록, 고에너지 중성미자 28개 2013년 IceCube 논문 초록, 고에너지 중성미자 28개 — 출처: IceCube Collaboration · arXiv

IceCube 공동연구단은 2013년 Evidence for High-Energy Extraterrestrial Neutrinos at the IceCube Detector를 발표했습니다. 2010년 5월부터 2012년 5월까지 하늘 전체를 탐색해, 앞서 검출한 PeV(1,000조 전자볼트)급 사건 2개에 더해 26개를 추가로 관측했어요.

합친 28개 사건은 대기에서 생기는 배경만으로 설명될 가능성을 4σ 수준으로 배제했고, 방향·종류·에너지가 지구 대기 배경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이 특성이 우주 기원의 성분을 포함한 예측과 일치한다(consistent)고 적었어요. 같은 해 Science에 게재된 이 결과가 노벨위원회가 말한 태양계 밖 중성미자 발견입니다.

2017년 블레이자와의 일치

2018년 다중 신호 관측 논문 제목과 초록 2018년 다중 신호 관측 논문 제목과 초록 — 출처: IceCube Collaboration 외 · arXiv

2017년 9월 22일 IceCube는 약 290TeV(테라전자볼트) 에너지의 중성미자 IceCube-170922A를 검출했습니다. 도착 방향이 감마선을 방출하는 블레이자(blazar, 거대 블랙홀이 제트를 지구 쪽으로 쏘는 은하) TXS 0506+056의 위치와 일치했고, 그때 이 블레이자는 밝아진 상태였어요.

전 세계 전파·광학·감마선 망원경이 뒤따라 관측했고, 결과는 2018년 IceCube·Fermi-LAT·MAGIC 등 여러 연구진의 공동 논문으로 발표됐습니다. 그전까지 중성미자로 확인된 개별 천체는 태양과 1987년 초신성뿐이었어요.

아직 모르는 것

수상 보도에 우주의 기원을 밝혔다는 표현이 많지만, 논문들이 직접 말하는 범위는 더 좁습니다.

표현 원문이 말하는 범위
우주 중성미자 발견 2013년 4σ, 우주 성분과 일치
발생원 확인 2017년 블레이자는 발생원일 수 있음(may)
전체 기원 고에너지 중성미자 대부분 출처 미확인

2018년 논문도 그 시점까지 고에너지 우주 중성미자 대부분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노벨위원회 역시 아이스큐브가 계속 수집하는 데이터가 고에너지 중성미자가 생기는 환경에 대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국내 참여 기관

IceCube 공동연구단 기관 목록(2025년 4월 기준 58개 기관·14개국)에 한국에서는 중앙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가 포함돼 있습니다. 성균관대 연구진은 암흑물질 탐색, 얼음 특성 보정, 검출기 감시, 온라인 데이터 필터 개발 등에 참여해 왔다고 IceCube 기관 자료에 기록돼 있어요.

참고 출처